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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도에 개봉한 '역린'. 

정조의 암살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생각보다 영화는 무거운 분위기를 지속시켜서, 매우 지루하다. 

특히, 사랑을 쟁취하지 못한 납득이가 실의 빠졌는지, 전혀 웃지를 않았다. 

건축학개론 - 납득이(조정석님) - 왼쪽 / 역린 - 을수(조정석님)

 

그렇게 침울하게 무거운 시나리오가 계획됐지만, 곧 명장면이 등장한다.

 

정조의 경연 장면이다. 

경연은 고려 시대부터 내려오는 강론의 자리다.

왕과 관료가 올바른 정치에 대해 논하는 자리다.  

경연에 참석하는 사람은 학문이 뛰어나고 인성이 바른 사람이였다.

 

왕은 경연에서 말한다.

학문의 목표는 배움을 실천함에 있다. 경연에서 학문만을 논하고, 정치의 실천을 논할 수 없다면, 이는 진정한 학문이 아니다. 

 이에 경연관 중 한 명은 선조의 가르침과 배움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반론한다.

실천되지 못하는 학문일지라도, 옛 말씀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그 의미 또한 중요하여,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고,
깨우치고 또 깨우쳐야 한다.

경연관의 반론에 왕은 질문한다.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고, 깨우치고 또 깨우쳐야 하는 그 말씀, 예기 중용 23장을 읊을 수 있는자는 손들어 보라. 

경연관 중, 아무도 손을 들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다. 

그러던 중, 왕은 내시부 상책에게 같은 질문을 하고, 이내 상책은 답을 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나어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나를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 '역린'에서

 

정성스럽다. 정성을 다하다. 

어느 덧, 잘 사용하지 않는 표현이 됐다. 

보통은 노력하다. 열심히 하다. 최선을 다하다. 결과를 만들어 내다. 실적을 내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는 이제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준 삶의 편리함은 정성이 필요없게 됐다.

단축키와 알고리즘은 효율성을 강조하지만, 정성은 논할 수 없다. 

나의 섬세함은 기계가 대신한다. 기계가 많은 것을 대신해주면 정성은 사라졌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정성을 다 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마음에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마음에는 부족함을 채우는데 급급하다. 비어진 것을 채우는 것이다. 

정성은 이미 채워진 마음을 나누는데 있다. 

 나의 풍요로운 마음을 나눔으로써, 평화와 안식을 도모하는 것. 

정성은 마음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오늘은 그대가 정성스러운 날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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