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독일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는 15년 전에 개봉한 영화이지만, 개봉 당시에도 지금도 아주 강렬한 여운을 남겼던 영화다.
향수라는 소재도 그렇지만, 영화의 내용도 매우 재미있었다.
- 줄거리
18세기 프랑스에 한 생선 가게의 종업원은 생선 가판 아래에서 아이를 출산한다. 손질 된 생선의 잔해들과 함께 버려진 아이는 힘찬 울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생선 가판 아래에 갓난 아이를 버리려고 했던 아이의 엄마는 사형을 당한다.
아이의 이름은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
갓난 아기인 그르누이는 고아들을 돌봐주는 명목으로 나라에서 돈을 받는 보육원에 맡겨지게 된다. 보육원은 아이를 사육할 뿐 어떤 돌봄도 없는 곳이었다.
보육원에서 그루누이는 자신이 냄새에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보육원에 인원이 차고, 그르누이가 청소년이 됐을 때, 보육원의 원장은 새로운 고아를 받기 위해, 그르누이를 가죽공장에 팔아넘긴다. 원장은 그르누이를 판 돈을 가지고 귀가하던 중 강도를 만나 살해 당한다.
이제 갓 10대가 된 어린 청소년들이 버티기에는 가죽공장의 일은 쉽지 않았다. 좋은 가죽을 만들기 위한 독한 화학 약품들과 비위생적인 작업 환경 그리고 원시적인 무두질 작업으로 대부분의 어린 노예들은 5년이 되지 못하고 사망했다.
하지만 그르누이는 마지막까지 생존했다. 끈질긴 그의 생명력으로 가죽공장에 인정 받아, 시내에 가죽 배달을 가게 된다.
그르누이의 첫 시내 방문은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마련한다.
거기서 그르누이는 있지 못할 향기를 맡게 된다.
살구를 파는 소녀의 체취.
그르누이는 소녀의 향기에 취해 그녀를 따라가 결국 살해하게 된다.
그 후 우연히 향수가게에 가죽을 배달하게 된 그르누이는 향수가게 주인에게 향수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냄새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던 그르누이는 다 쓰러지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가게에서 살고 있는 향수 집 주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향수 원료들을 조합하여 시내를 뒤흔들 독보적인 향수들을 제조하고 향수에 대해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다.
향수는 헤드, 하트, 베이스 3단계로 구성 되고, 각 단계는 4가지 원료의 배합을 완성된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의 원료로 향수의 전체적인 평가가 완성된다.
향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던 그르누이는 향을 채취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하기 시작했다. 늙은 향수 집 주인은 수증기 증류법을 이용한 향 채취 방법을 알려주지만, 그르누이가 원하는 모든 향을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결국 그르누이는 자신이 원하는 향을 채취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자 길을 떠나게 되고, 늙은 향수 집 주인은 그르누이에게 추천서를 써주는 대신 100여 가지의 좋은 향수 제조법을 제공한다.
다음 날, 그르누이가 오래 된 향수가게를 떠나는 날 가게은 무너져버린다.
향수의 제조법을 익히기 위해 출발한 그르누이는 동물성 기름을 이용한 향 채취 방법을 배우게 되고, 꽃을 서서히 죽게 함으로써 더 깊은 향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르누이는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좋은 향을 가진 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좋은 향기를 가지고 있는 영주의 딸을 13번째 원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향수를 위한 그의 사냥은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되고, 수 많은 사람들의 원성으로 사형대에 오르게 된다.
사형대에 오르기 전, 그르누이는 자신이 제조한 향수로 영주마저 매혹시킨다.
결국 모든 이를 매혹시킬 수 있는 향수를 가진 그르누이지만, 자신의 향수 앞에 맥 없이 무너져버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사무친 그리움으로 자신이 태어난 생선 가판으로 향하고, 그 앞에서 사무친 매혹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에게 먹혀버리고 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매혹적인 향수 함께.
- 담은 생각, 담긴 생각, 담을 생각
자신의 향이 없는 그르누이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향을 채집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성향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모습을 부러워하며 남을 따라하기 위해 살인까지 저질러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지금 사회의 젊은 이들의 모습과 유사한 점이 많다.
자신의 장점을 찾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 보다는 어디에서 유명한 누군가를 찾아 그 사람이 되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안타깝다.
그르누이가 살인한 것은 아마도 자기 스스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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