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 실습의 실태를 보여주는 영화다.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 과정 중 하나다.
영화는 현장 실습으로 취업한 고등학교 여학생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대기업 콜센터에 실습생으로 취업한 주인공 '소희'는 사무직 여직원이라면서 기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 줄거리 -
'소희'가 다니는 특성화고의 담임교사는 주인공 '소희'를 콜센터 신입사원으로 입사시킨다.
'소희'의 입사로 영화가 시작한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흔하고 뻔한 콜센터 무용담이 등장한다.
욕하는 고객, 할받은 수량을 채워야 하는 실적 압박과 팀장으로부터의 압력.
참고, 참다가 결국에는 참지 못하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계속 된다.
그러던 어느날, 늦은 저녁 시간에 '소희'는 한 고객의 음란 전화를 받게 된다. '소희'는 고객의 음란 전화에 분노를 참지 못 하고 결국 고객에게 욕설을 하게 된다. 팀장은 고객을 진정시키고 사태를 수습하고자 '소희'의 전화를 돌려받았으나, 팀장 또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객에게 욕설을 하게 된다.
결국 '소희'의 상사는 업무의 부담과 윗 사람으로써, 아랫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는 자책 속에서 자살을 선택한다.
회사는 차안에서 자살한 '소희'의 팀장 사건을 재빠르게 수습하고 새로운 팀장을 배정한다. 회사는 자살한 팀장과 있었던 일을 절대로 외부에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모든 팀원들에게 받아낸다. 하지만 '소희'는 팀장의 자살에 부담을 느끼고 안타까워하며 각서에 쉽게 서명하지 못했다.
회사의 횡포가 무서웠던 팀원들은 결국 아무도 팀장의 빈소를 찾지 못했다. '소희'만 비어있는 빈소를 방문했다
이전 팀장의 자살로 방황했던 '소희'는 새로운 팀장의 독려와 응원으로 팀내 최고의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팀장은 '소희'의 실적을 이용하여 팀원들을 실적을 독촉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팀장의 칭찬과 응원에 한 없이 밝았던 '소희'는 회식자리에서 자신으로 인해 팀원들이 불편해진 상황이 발생하고, 실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받지 못해 팀장과 불화가 발생한다.
결국 '소희'는 회사로부터 무급 정직 3일 처분을 받게 되고, 친구들과 배회하다 동네 저수지에서 자살한다.
다음날 아침, 저수지를 산책하던 등산객으로부터 저수지에 '소희'의 시체가 발견된다.
담당 형사는 차갑게 식은 고등학생의 시체를 마주하고, 자살 사건의 조사를 시작한다.
고등학생의 단순 자살 사건에서 형사 '유진'은 현장실습을 제공하는 회사와 학교와의 관계에서 담당 공무원들의 불성실함을 발견하게 되고, 불성실함은 곧 태만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회사는 잦은 야근과 혹독한 근무환경에서도 실습생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았고, 학교는 학생들의 취업실습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 학생들의 전공과 관심사와 관련이 없는 회사에 학생들을 내몰았다.
그리고 어른들 그 누구도,
고등학생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았다.
- 감상평 -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당시에는 내 스스로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상황을 내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고, 그 결정은 항상 옳다고 믿었다.
내가 선택한 결정이 옳다고 믿었던 이유는 모든 어른들은 성숙한 마음으로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성실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수가 있을 지언정 그들은 언제나 도덕을 최우선의 가치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고, 나도 그런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아르바이트 시절, 직원들에게 항상 '어쩔 수 없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성숙한 어른들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믿었다. 나는 그렇게 믿고, 나에게 내려지는 부당함을 이기지 못하고 일이 익숙해질 때 쯤에 직장을 옮겼다.
지금의 나를 되돌아 보면, 나 또한 '어쩔 수 없다'라는 핑계로 부당함에 저항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 소희'는 특성화고 학생들의 생활 일면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어른들과 지금 어른인 우리의 모습이 과연 얼만큼 책임감 있고, 자신에게 성실한 모습인지 확인해주는 듯 하다.
직장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요청한 업무를 승인한 팀장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제안했던 팀원도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구조에서 자신의 가정만큼은 책임지겠다는 어른들의 모습. 이 모순에서 어떤 안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른들이 만들어낸 사회구조는 어떤 책임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동의하지 않은 구조 속에서 강요 받은 동의를 이끌고 내 가정을 지켜야하는 또 하나의 어른으로써 작고 힘 없음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는 모순 된 사회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얼마나 성실했는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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